디지털 임상시험

사람 대신 컴퓨터가 임상시험을 ? In Silico 성공 사례

shineflow1004 2025. 6. 30. 17:47

In Silico 임상시험, 가상의 시뮬레이션이 현실을 바꾸다

In Silico 임상시험이란 고성능 컴퓨터를 통해 가상의 환자에게 신약을 투여하고 반응을 예측하는 기술이다. 전통적인 임상시험과 달리, 인체에 직접 약물을 투여하지 않고도 효능, 독성, 약물동태(PK: 약물이 인체에서 흡수·분포·대사·배출되는 경로), 약물작용(PD: 약물이 인체에 어떤 효과를 미치는지) 등을 미리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신약 개발에서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위험 요소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희귀질환, 소아질환, 고령환자처럼 임상시험 진행이 어려운 집단에서 In Silico는 매우 유용한 대안이다. 그러나 “과연 이 가상의 시뮬레이션이 실제 신약 승인 과정에서 공식적으로 사용된 사례가 있는가?”에 대한 것이다. 이에 따라 In Silico가 단순 연구를 넘어 실제 의약품 승인에 영향을 준 대표 사례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러한 사례들은 향후 신약 개발 흐름에 큰 전환점을 제공하며, 실제 규제기관(FDA, EMA 등)도 이 기술을 점차 제도 안으로 수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Cystic Fibrosis 치료제 개발: FDA가 In Silico 공식 인정

 

가장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미국 제약사인 Vertex Pharmaceuticals가 개발한 낭포성 섬유증(Cystic Fibrosis, 희귀 유전성 폐 질환) 치료제인 ‘Kalydeco’와 ‘Orkambi’다. 해당 치료제 개발 초기에는 희귀 유전자 변이를 가진 환자 수가 워낙 적어 임상시험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웠다. 이에 따라 Vertex사는 In Silico 모델을 이용해 변이 단백질의 반응과 약물 효과를 시뮬레이션했고, 이 결과는 FDA에 임상자료의 보완으로 제출되었다. 특히 Vertex는 ‘ivacaftor’ 성분의 효능을 실제 환자군이 아닌 가상 세포모델(computer-modeled cell simulations)을 통해 예측하고,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임상시험군을 설정했다. FDA는 In Silico 결과를 단독 근거로 삼지는 않았지만, 희귀환자 데이터의 부족을 보완하는 핵심 자료로 인정하고 최종 승인에 반영했다. 이는 In Silico 기술이 단순한 연구보조를 넘어서, 실제 약물 허가의 일부로 활용된 상징적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후 이 접근 방식은 FDA의 Model-Informed Drug Development(MIDD, 모델기반 신약 개발 전략) 가이드라인 안에서 구체적인 활용방안으로 발전하게 된다.

In Silico 기술이 단순한 연구보조를 넘어서, 실제 약물 허가의 일부로 활용

EMA는 항암제 독성 예측에 In Silico를 적용

 

유럽의약품청(EMA) 또한 In Silico 기술의 가능성을 일찍부터 탐색해왔다. 특히 2021년에는 유방암 치료를 위한 신규 항암제 후보물질 개발 과정에서 PBPK 모델링(Physiologically Based Pharmacokinetic Modeling: 인체 내 장기, 혈류, 대사경로를 반영해 약물 이동을 예측하는 수학 모델)을 활용한 사례가 보고되었다. 해당 후보물질은 전임상 결과에서 간독성 가능성이 제기되었으나, 실제 임상시험 진행이 어려운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In Silico 시뮬레이션을 통해 용량-반응 예측 및 독성 발생 조건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었다. EMA는 이를 바탕으로 임상 1상 디자인을 변경하고, 초기 시험에서의 위험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으로 채택했다. 특히 In Silico 시뮬레이션에서 예측된 혈중농도 곡선은 이후 실제 임상시험 결과와 거의 유사하게 나타났으며, 이는 In Silico 기술이 현실과 가까운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중요한 데이터였다. EMA는 이 사례를 통해 향후 유사 약물 개발 시 In Silico 시뮬레이션을 공식적 자료로 제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고, 현재는 관련 가이드라인을 지속적으로 정비하고 있다.

 

앞으로 In Silico 사례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

 

이러한 사례들은 In Silico 기술이 신약개발의 초기 단계를 넘어, 규제 승인 과정에도 실질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미국 NIH(국립보건원)와 DARPA(방위고등연구계획국)에서도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실제 환자의 생리적 특성과 유전정보를 반영한 가상의 복제체) 기반 In Silico 임상 플랫폼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FDA는 ‘MIDD Pilot Program’을 통해 다양한 제약사들에게 In Silico 기반 전략 도입을 장려하고 있으며, 임상 1상에서의 용량 설정, 약물 간 상호작용 분석, 희귀질환 대상의 가상시험 설계 등을 공식화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아직 규제기관 차원의 공식 인정은 초기 단계이지만, 보건복지부는 In Silico를 디지털 헬스케어 핵심 기술로 분류하고, 신약개발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는 혁신도구로 보고 있다. 서울대, KAIST, 삼성서울병원 등은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며, 다수 바이오벤처 기업들이 이 분야에 진입하고 있다. 향후에는 단순 보완을 넘어 In Silico가 임상시험의 대체 수단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며, 관련 기술, 규제, 데이터 인프라가 조화를 이루는 순간 신약개발 패러다임 자체가 변화할 것이다. 특히 AI와 유전체학, 생리학적 모델링이 결합된 In Silico는 인류의 의료 접근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꿀 핵심기술로 각광받고 있어, 이와 관련된 실제 승인 사례는 향후 검색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