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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치료제 vs mHealth 앱: 진짜 치료는 어디서 구별할까?

shineflow1004 2025. 7. 19. 10:01

약이 아니라 앱, 그런데 치료제라고?

2025년 현재, 스마트폰 하나로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수면을 모니터링하고, 혈압을 기록하며, 스트레스를 측정하는 모바일 앱을 사용한다. 그런데 어떤 앱은 ‘디지털 치료제(Digital Therapeutics)’라고 불리고, 어떤 앱은 단순한 건강관리 앱, 즉 ‘모바일 헬스 앱(mHealth App)’이라고 불린다. 문제는 이 둘이 겉보기에는 매우 비슷하다는 것이다. 사용자는 차이를 알기 어렵고, 심지어 의료진조차 명확하게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디지털 치료제는 단순히 데이터를 보여주는 앱이 아니라, 환자의 질병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 뿐만 아니라 치료하는 목적까지 가지고 있고, 그 효과가 임상적으로 검증된 소프트웨어다. 반면 mHealth 앱은 건강한 생활을 지원하는 도구일 뿐, 의료적 개입으로 인정받지 않는다.

이 구별은 단순한 분류가 아니라 규제, 보험, 처방, 임상시험 등 다양한 의료 시스템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이 글에서는 디지털 치료제와 mHealth 앱의 차이가 실제 임상 현장에서 어떤 기준으로 나뉘는지, 그리고 환자와 의료진이 어떻게 구별해야 하는지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 헬스케어 기술이 쏟아지는 가운데 진짜 치료제와 건강 보조 도구를 구별하는 눈을 갖는 것이야말로, 앞으로의 의료 소비자와 전문가 모두에게 필요한 능력이다.

 

디지털 치료제 vs mHealth 앱: 진짜 치료는 어디서 구별할까?

디지털 치료제란? 단순한 앱이 아니다

디지털 치료제(DTx, Digital Therapeutics)는  의학적으로 검증된 방법을 기반으로 질병을 치료하거나 관리하는 소프트웨어다. 예를 들어, 불면증 환자에게 인지행동치료(CBT: Cognitive Behavioral Therapy) 콘텐츠를 매일 맞춤형으로 제공하여 수면 패턴을 개선하거나, 당뇨병 환자에게 식이, 운동, 투약 정보를 AI 기반으로 조절해주는 앱이 이에 해당한다.
핵심은, 이 소프트웨어가 의료적 효과를 입증한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설계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보건당국의 허가를 받아 ‘치료제’로서 인정받은 경우에만 디지털 치료제라 부를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 FDA나 한국 식약처에서 정식 허가를 받은 제품은, 의사 처방을 통해 제공되며 약과 동일한 수준의 규제와 품질 관리를 받는다.
반면 mHealth 앱은 운동 권장, 수면 기록, 명상 음악 제공 등 생활 습관 개선을 돕는 도구다. 효과가 있다고 주장할 수는 있어도, 임상시험으로 ‘질병 치료’ 효과를 입증하지는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사용자에게 “좋을 수도 있다”는 수준의 도움이 될 뿐, 의학적으로 치료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요약하면, 디지털 치료제는 의학적 개입이고, mHealth 앱은 건강 습관 도구다. 이 차이는 단순히 용어의 차이가 아니라, 의료 현장에서 그 앱이 법적으로 인정받는 치료제인지, 믿고 사용할 수 있는지까지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임상시험 관점에서의 구별 

임상시험 전문가의 입장에서 볼 때, 디지털 치료제와 mHealth 앱의 가장 큰 차이는 ‘검증 방식’과 ‘근거의 유무’에 있다. 디지털 치료제는 의료기기나 약물과 같은 방식으로 **무작위 대조시험(RCT: Randomized Controlled Trial)**을 포함한 정식 임상시험을 거쳐야 한다. 그 효과와 안전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어야만 ‘치료제’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다.
반면 mHealth 앱은 대부분 그 효과에 대한 과학적 검증 없이 상용화된다. 예를 들어, 어떤 앱이 스트레스를 줄여준다고 주장한다 해도, 그것이 실제로 질병 수준의 불안 장애를 개선하는지에 대한 임상 근거가 없다면, 그 앱은 디지털 치료제가 아니다.
또한 규제기관에서도 이 둘을 다르게 취급한다. 디지털 치료제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 Software as a Medical Device)로 분류되어, 허가 심사, 사후 관리, 버전 업데이트 시 보고 의무까지 적용받는다. 반면 mHealth 앱 대부분 의료기기로 분류되지 않아 규제가 거의 없다.
결국 임상시험 관점에서 보면, 디지털 치료제는 치료 효과를 입증하고, 환자의 안전을 확보하는 검증 과정을 거친 정식 의료기기기이며 mHealth 앱은 편의성을 제공하는 일반 소비자용 앱이다.

 

의료 현장에서의 실제 구분 사례

임상 현장에서는 이 두 가지 앱이 혼용되어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한 병원의 정신건강 클리닉에서 불안장애 환자에게 ‘마음챙김 명상 앱’을 추천하는 경우, 그 앱이 디지털 치료제인지, mHealth 앱인지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해당 앱이 임상시험을 통해 불안 장애 치료 효과를 입증했고, 규제기관의 허가를 받아 의사 처방 하에 사용된다면, 그것은 디지털 치료제다. 반면 앱스토어에서 자유롭게 다운로드할 수 있고, 치료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 없이 단순 명상 콘텐츠만 제공된다면, 그것은 mHealth 앱이다.
실제로 미국의 Pear Therapeutics가 개발한 'Somryst'는 FDA로부터 불면증 치료용 디지털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으며, 의사의 처방 없이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반면 대부분의 수면 개선 앱은 단순한 mHealth 앱이며,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 가능하다.
이러한 실제 사례는 의료기관과 환자 모두가 치료제를 선택할 때 ‘신뢰할 수 있는 근거’를 바탕으로 판단해야 함을 시사한다. 헬스케어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단순히 앱의 디자인이나 기능이 아니라, 임상적 효과의 입증 여부가 더욱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한다.

 

앱이냐 치료제냐, 이제는 기준이 답이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디지털 치료제와 mHealth 앱 사이의 경계는 점점 흐려지고 있다. AI가 탑재되어 개인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앱들이 많아지면서, 사용자 입장에서는 어떤 앱이 ‘진짜 치료제’인지 구별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일부 앱은 마케팅적으로 “의학적 효과”를 암시하면서도 실제로는 검증되지 않은 기능만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규제기관은 더욱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의료적 개입’이라는 용어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 앱의 어떤 기능이 ‘질병 치료’에 해당하는지를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또한 개발자와 기업들도 자신들의 앱이 디지털 치료제인지, 아니면 단순 건강 앱인지를 명확히 구분하고, 사용자에게 정확하게 전달할 책임이 있다. 이는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의료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기술이 발전할수록 ‘표면의 기능’이 아니라 ‘과학적 검증’이 더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디지털 치료제와 mHealth 앱의 구별은 단지 용어 차원이 아니라, 의료의 질과 환자의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다. 앞으로 이 둘의 차이를 더 뚜렷하게 구분하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려면 사용자, 의료진, 관련 업계의 사회적 합의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